설악산

240731 설악산 곰탕과 땡볕

용아!! 2024. 8. 2. 17:15

하계휴가 주중에 설악을 찾는다.
이전 서북,공룡에 이어
오늘은 마등령으로 들어 능선산행을 이어간다.
마등봉 저항령 황철봉 서봉으로…
휴가전부터 주시해온 영동서 날씨
비는 없으나 구름이 외설악을 넘실거리는 운해를 기대하며…

늦은 밤 소공원 주차장 서너대의 차량만… 한적하다.
고요하고 모기도 없으니 도어 그라스를 모두 내려놓고
트렁크 잠자리에 누워 편안히 잠이 든다.
서너시간 잤을까? 몸이 개운하다.
소공원 편의점 데크계단에 앉아 김밥으로 요기하고
서락에 들 채비를 하니 2시즈음 되어 산객 예닐곱명이 보인다.

그믐에 가까워지니 비선대길은 칠흙 어둠이다.
설원교에서 무심코 바라본 밤하늘. 그믐달에 별이 총총
올들어 설악산행에서 처음 맛보는 밤하늘이다.
고개가 아플정도로 그믐달 주위 별을 헤아린다.

마등령 오름길
거친 숨소리와 내딛는 걸음이 살아있어 좋다. 쉼없이 오른다. 허나 푹푹 찌는 더위가 쉼을 요구한다. 바짓단을 무릎까지 걷어 올려 숨통을 트인다.
마등령 조망계단
동해 수평선 구름은 높고 대청과 서북의 구름마저 강한 남서풍에 휘둘리기에 일출은 기대하기 어렵겠다.

마등령에 올라 짙어져가는 구름과 붉은 일출 사위를 넋놓고 바라보다 마등을 감싸도는 곰탕 가스에 자리를 뜬다.

마등봉 분재가 외롭게 서있다. 곰탕은 더 진국이 되고…

걸레능 꽃밭, 황철봉까지 간간히 함께한다

걸레능길이 상쾌하다. 풀섶과 나뭇잎에 맺힌 이슬이 바짓단과 옷깃에 스며드는 그 느낌이 시원하고 상쾌하다. 이 쾌적한 느낌은 황철봉을 너머서 부터 땡볕에 사라진다

걸레능 조망터에서 서북은 보이지 않고…
저항봉을 휘감고 내려가는 운무
저항봉 강풍에 서있기 힘들다

저항령 박터는 찾는 이가 그리 없는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십여년을 함께한 저항령 표지판도 제거되고 식생관찰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황철남봉 오름 너덜에서 저항봉너머 서북능과 화채능
하늘이 열렸다 닫혔다 반복한다.

황철남봉 박터에 누워 쉬어갈까 하는데 미니매트가 없다.
차에 두고 왔나보다. 햇빛도 쉬어가고 바람도 잦아들어 딱 좋은데…

황철북봉에서 한참을 쉬어가다 또 뭔가에 홀린듯 하다.
표지석 뒤편이 제길인데도 그리로 가다 이전에 내원암 능선방향으로 진행한 기억에 홀려 괜히 리턴, 이번엔 그저 북으로 들어가니 어라 음지골 방향이다. 다쉬 리턴, 표지석 뒤편 원래길로 다시 간다. 욌다리 갔다리… 무더위 때문이리라…

암반위에 핀 꽃밭

황철북봉을 내려서며…
햇살이 따갑다. 바람도 없다. 땀이 흐른다. 뜨겁다.

서봉 내림길의 유일한 조망터 이제 대청도 열렸다.

마등령서부터 쉬엄쉬엄 함께한 걸레능과 황철
저항령까지는 함께한 서락 바람이 있어 시원했고
황철능 숲길의 그늘과 확트인 너덜은 여유를 주었다.

다만 울미삼에서 서봉 내림길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니 여유를 부리지 못해 그 더위가 온몸을 휘감아 열이 오를대로 오를 즈음 서봉에 도착한다.
그 서봉에서 확트인 조망을 한참을 즐긴다. 멍도 때려본다. 파아란 하늘과 어우러진 서락이 즐겁다. 햇살이 따가워도…
허나 따가운 햇살이 이제 그만 내려가라 재촉한다.

개조암 이후 간혹 보이는 관람객, 외국인이 많다
내심 이더위에 울산암,흔들바위 보러 가시나 걱정해본다.
소공원은 숲길이 아니다 보니 열기가 넘친다.
그래도 감사는 드려야지… 통일대불상에…

휴가철 소공원 찾는 관광객도 여럿이나 등객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  오늘 능선길에서 한명의 산객을 마주했을 뿐…
온전히 혼저 안고온 서락이다.

C지구에서 시원하게 정비한 후 항상 찾는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시원한 물 두병에 의지해 고속도로를 달린다. 평일여도 휴가철이라 상행길도 막힌다.
허나 서락 능선 숲길이 주는 피톤치드에 피로감이 없다
졸리지도 않고 논스톱으로 집에 도착한다
감사하다.
휴가중 서락을 편안히 즐기게 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