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 소청에서 하룻밤...첫날은 칠형제와 이박사능선따라...
바쁜 일상속에서 예정에 없던 2일간의 힐링휴가를 얻는다.
가족은 저마다의 일상이 있는지라 혼자만의 일정을 꾸릴 수 밖에...
소청산장을 예약해둔 상태에서 설악에 들어가려니 비가온다 하고...
한편으로는 지리산종주도 솔깃하지만 그대로 서락으로 향한다.
미시령을 넘으니 도로에 물기가 많다. 비는 그친것 같은데...
시간이 넉넉하여 여유를 부려 운전했는데도 새벽 두시다.
옥돌할머니네에서 황태로 요기를 하고 설악동에 도착하여 잦골 여명시간에 맞추려고
차속에서 한참 눈을 붙이고 다섯시 너머 서락으로 들어간다.
▷13년 10/21일~22일, 월화요일
첫날 : 설악동-잦은바위골-잦은바위좌골-칠형제연봉-신선대-희운각대피소-이박사능선-대청봉-소청대피소
둘째날 : 소청대피소-봉정암-용아장성-수렴동대피소-백담사 용대리
칠형제연봉의 느낌은 뭐랄까?
칠형제에서 바라보는 범봉 천화대 화채능선 만경대는 그 멋을 더하고 설악 최고의 조망임에는 분명할 지언데...
그 연봉 하단의 등로는 이제 미지의 설악이 아닌 뚜렷한 일상의 등로로 변하고 있었다.
사람의 발길이 잦아든 만큼 급경사로 인해 여기저기 허물어 지고 인간군상이 남기고간 흔적도 많았고...
몇몇 흔적을 배낭에 담아오긴 했지만 이것으로 지워지진 않을 것이다.
나 자신도 발길을 들여 놓은 속세인이니...
새벽녘 잦아드는 비와함께 어우러진 단풍도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잦골의 첫 폭포... 새벽녘 비가 내린지라 바위가 미끄럽다.
폭포상단에 적단풍이...
잦골의 아이콘... 바나나바위 뒷태에도 단풍이 내려 앉아있다.
난해한 구간... 수량땜에 우폭으로 오르기는 불가능... 슬링을 잡고 오른다.
잦골 명물 촉스톤... 다행이 발디딤돌은 물에 잠기지 않아 등산화는 젖지 않는다.
잦은바위 좌골
잦골 본류
잦은바위 좌골 입구서 사방을 둘러보며 단풍에 취한다.
좌골을 올라서며 내려다보고..
고도를 좀더 높이자 울산암이 모습을 드러낸다... 하늘은 열렸지만 강한 북동풍에 먹구름이 스멀거린다.
좌골 상단... 저 하늘금을 넘어서면 용소골일테고...
칠형제 연봉의 밑둥...
북설악 신선봉이 구름사이로...
좀더 고도를 높이자 황철북봉도... 헉헉거리다 도깨비바위에 들렀다 오는걸 잊어버린다.
좌골 상단 안부에서 작년에 용소골서 조망터에 오른다고 위치를 잘 못잡았던 암봉사이를 확인하고 암봉에 힘들게 오른다.
세월에 찌들어 까맣게 변색되어 버린 자일하나에 의지하여...
암봉에 올라서서 범봉을... 그 뒤의 전위봉과 희야봉... 암봉사이 골에 드리워진 단풍도 예쁘게 채색되어 있다.
진여휴게소까지...
진여휴게소와 희야봉 삼거리를 당겨보고... 암봉을 어렵게 내려서서 칠형제 연봉의 우측사면 밑둥치기로 나아간다.
저기가 토끼바위인데... 토끼 좌측에 웬 돌고래가...
짙은 구름에도 불구하고 동북방향으로 열려있는 외설악 절경에 감사한다.
토끼의 귀떼기가 보인다.
토끼바위에 올라 방금전 잦골 좌골상단 안부에서 올랐던 암봉이다. 저 암봉사이 골이 작년에 내가 올랐던 안부...
범봉과 희야봉을 한없이 바라보고... 노인봉은 구름속에서 아련하다.
이곳 칠형제 능선에서 바라보는 설악단풍이 최고의 조망이다. 가까운 근거리에서 각 능선과 사면에 자리한 단풍을 볼 수 있으니...
진여휴게소의 단풍도 곱다.
울산암 방향의 외설악에는 아직 단풍이 내려앉지 않은 것 같다.
토끼 귀떼기... 이걸 귀라 하기엔...
칠성봉 아래 작은형제바위골에도 단풍은 자리하고...
저 아래가 잦골의 좌장 백미폭포 일터... 천화대와 칠형제의 예쁜 단풍 채색이 백미폭으로 쏟아져 내리는 듯 하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 했던가? 칠형제 연봉, 잦골 좌릉에 나 혼자 이다보니 잦골과 백미폭의 시원한 물소리를 온전히 품는다.
다시 한번 희야봉부터 오색 단풍의 흘러내림을 담아보지만...
백미폭 상단의 우측 지능선 암봉... 올 여름 다녀왔던 백미폭 상단에서 희야봉까지의 등로를 따라 시선이 간다.
두개의 지능선을 넘고너머... 이젠 단풍마저 나의 시선을 사로 잡으니... 참 아름답다.
일명 피카쵸바위 너머 범봉골에도 고운 단풍이...
피카쵸...
피카쵸바위 암릉따라 또 하나의 바나나가...
칠형제 밑둥을 치다가 이렇게 암릉으로 오르기도 하고...
암릉에 올라서면 어김없이 잦골과 천화대 칠형제의 아름다움이 나를 잡아끌고 놔주지 않는다.
시원한 계곡의 물소리가 전부인줄 알았는데 어디서 청명한 새소리 들리니... 초점이 안맞는다. 새에게 미안타.
보면 볼수록 범봉자락의 가을 단풍은 넋을 잃게 한다.
저멀리 동해바다는 하늘이 열린 것 같은데... 외설악은 진한 구름의 장막이 드리우니... 아... 장막을 걷어내고 싶다.
칠성봉은 구름에 가리우고...
고성군 학사평과 동해에 하늘이 열리니... 권금성과 달마봉도 확연하게 자리한다.
저 학야리에 불쑥 솓아 있는 학사봉에 내 젊음이 녹아있는데...
저 암봉 중단에 올라...
화채 칠선골 방향...
순식간에 화채능선 아래 만경대 암릉 바로 위까지 구름이 내려 앉는다. 가스 경보다.
천불동계곡은 아직 단풍이 절정은 아닌 듯...
피카쵸 너머 적단풍이 예쁘다.
칠형제 밑둥을 치며... 5봉쯤인가?
칠형제 7봉 오름길의 꽤나 좋은 조망터에서 오련폭포의 여러 모습을 담는다. 수량이 풍부하니 그 멋이 장관이다.
오련폭포를 제대로 조망할 수 있는 뷰포인트가 아닌가 싶다. 7봉에도 있긴 하지만...
화채능선은...
만경대도...
염주골을 담아보려지만 역부족이다.
칠형제7봉에 올라...
칠형제7봉의 파수꾼 얼굴바위... 신선대와 공룡능선을 주시하고 있다.
이제 범봉도 구름에 가리우고.... 북동풍에 구름이 천불동에서부터 밀려 올라오면서 운무가 춤추기 시작한다.
백미폭 상단 좌골의 어느 무명폭의 연속... 칠형제봉 안부에서 내려서면 만나지요...
신선대는 꼼짝없이 구름에 갇혀버렸다.
오련폭포만이 그 시계가 뚜렷하기에 쉼없이 담아본다. 오련폭 주위의 단풍이 정말 예쁘다.
여긴 용소2폭포... 건폭골에서 넘어서는 골금도 확연하고...
칠형제봉 6봉이라...
칠형제봉에 오면 항상 저 7봉 끝자락에서 설악을 즐겼는데... 오늘은 가스가 넘쳐나니 그냥 패스...
화채부터 범봉까지 구름이 내려앉다 못해 북동풍의 가락에 맞추어 춤을 춘다.
그래도 오련폭포는 풍만한 수량과 함께 깨끗한 시야를 주고...
칠형제봉 안부로 내려서서... 서락계곡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표식... 반갑지요...
신선대 오름길에.... 칠형제봉 얼굴바위와 7봉을 돌아보고 쉼없이 오른다.
신선대에 올라... 가스속을 뚫고 오른다. 짙은 안개로 인해 시계 제로다.
공룡옛길따라 내려서고...
희운각 대피소... 참 오랜만이다. 3년만인가? 골치기 때문일터... 입구에 캐노피도 설치하고 취사장도 밖으로 나와서 커지고...
구름속을 걷다보니 한기가 느껴진다.곡기를 채우면서 한참을 쉬어간다.
점심후 이박사능선 초입에 오르니 희운각대피소가 보인다. 헌데 나만 능선에 오르는게 아니다. 구름도 따라 오른다.
이박사능선은 TV케이블과 함께 한다. 등로는 뚜렷하나 잡목이 어지러이 있어 오름길이 여간 귀찮은게 아니다.
구름에 갇혀있다가 어느 순간 천불동계곡방향으로 하늘이 열린다.
잠깐사이에 신선대 동릉길도 열리고...
이박사능선 시계제로다. 능선상의 멋있는 조망은 이미 포기한지 오래... 오히려 스멀스멀 잦아드는 한기가 싫다.
나중에 이박사능선에 다시 온다면 오름길 보다는 내림길이 잡목을 헤치고 나가기가 훨 수월할테니... 설악을 조망하면서
저번주에 내렸다는 첫눈... 잔설이 남아있다.
만병초를 여기서 보다니... 여기저기 만병초 군락이 제법 크다.
신경통,관절염,신장병,심부전증,간염,생리불순,당뇨병,고혈압 등 만병에 효과가 있는 약초인데... 행운이다. 보는것 만으로도...
해발고도1000m 이상의 고산지대에서 자라고 항상 푸른잎을 가지며 이렇게 추운겨울에는 잎이 뒤로 젖혀진다.
어렵게 대청봉 사면에 들어선다. 시계제로인 상태에서 안개에 젖은 잡목을 헤치고 오느라 옷이 젖을 수 밖에...
대청 인증은 해야할터... 올해 1월 겨울 눈산행 이후 처음으로 대청 정상에 선다.
대청에서 설악은 숨어버렸다.
소청갈림길 가는길에 천불동쪽에서 구름이 열렸다 닫혔다 반복하면서 현란하게 춤을 추다 무지개가 뜬다.
그리 크지않으나 두터운 무지개가 긴 여운을 남긴다.
이제 내설악 방향의 운무쇼다. 용아가... 서북능선이 열렸다 닫혔다 반복하면서...
소청대피소... 새로 지어진 만큼 훨 깨끗하고 안락하다.
귀청방향의 저녁노을이 장관이다.
가리봉도 노을에 기대고...
소청에서 내마음의 힐링을 위해 붉게 물든 저녁노을을 한없이 바라본다. 참 멋있는 저녁이다.
귀청방향의 저녁노을에도 외설악은 아직 살아있다.
소청에서 바라본 범봉... 색다른 모습이다. 노인봉은 여전히 상부의 평평한 지형이 눈에 들어온다.
범봉의 위용이 우람하다.
1275봉을 당겨보지만 어느새 구름이 내려앉아 버리고...
용아장성의 암봉들이 도열해있다.
봉정암 사리탑에 정성스레 공양을 드리는 불자...
서북능선의 노을
귀청 노을
공룡과 황철봉의 노을
이렇게 소청에서 저녁노을과 함께 내외설악을 가슴에 안고 하루를 마무리한다.
소청의 잠자리는 아늑하고 편안하다. 새로 신축한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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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소청 2층 대피소 #410~412 GO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