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이제사 서락에 다녀왔다...

용아!! 2014. 6. 29. 18:09

 

▷6/29(일) 한계령-화채능선-피골서능선-C지구주차장

 

 

올 겨울 새해 첫 산행으로 설악을 다녀오곤

좀처럼 짬이 나지 않아

서락에 들어가지 못했는데...

오늘에야 다녀온다

 

금무박이 좋긴한데

회사 업무땜시 새벽까지 술이라 치아 뿌리고

토무박으로 갈까하여 준비를 다해 놓았는데...

설악은 비온다 하고 개스도 마니 끼였다기에

갈까말까 또 고민하던 차에...

 

서락에 계신님도 개안타 하고

오늘 아니면 언제 서락을 알현 할까 싶어

비온다 캐도 하늘만 열리면 조망은 있을터...

저질체력을 극복하고자

헌계공룡을 목표로 정통코스로 하고

밤늦게 무박 버스를 수배하여 서락으로 들어간다

 

헌데...

그러면 그렇지 몸이 무겁다

관악청계만 잠깐씩 들락거리리기만 했지

업무에 메달여 올 봄을 정신없이 보낸탓에

산에 대한 구력이 쇠약해졌으니 당연할터...

결국 중청에 너무 느리게 도착한다

 

걸음도 무겁고

내설악은 개스같은 운무로 인해 시원한 조망도 없고

천불동은 물론 공룡도 희뿌연 운무에 뒤덮여

제 멋이 살아나지 않는 까닭에

코스를 급병경한다

화채로...

 

코스를 변경하고 나니 맘이 느긋해진다

중청서 유유자적하며 시간을 보내다

오색서 대청오름 구간에 환자가 발생했는지

헬기가 오르락 내리락

중청에도 내려서서 보호자인지 모르나

여느 여산객을 태우고 다시 가는것까지 본다

 

중청서 화채와 동해방향을 보니

구름이 열렸다 닫혔다 반복하기에

내가 갈즈음에는 열리겠지 하는 기대감을 안고

대청을 올랐는데...

 

이론!!!

대청 인증을 하는 짧은 시간에 개스로 뒤덮여

화채능도 사라진다

그래도 어차피 가야할 길...

쉬엄쉬엄 진행한다.

날머리를 어디로 할까 생각만 했지 정하지도 않고

거는골? 소토왕폭골? 아니면 안락암 뒤로...

여유롭게...

 

아마 이게 화근인가 보다

화채를 얕잡아보고 여유를 부린 탓이리라...

몇년전 늦가을 한계에서 화채를 가보고

작년에 서락 개시를 칠선 화채로 했건만

오늘 화채는 심술을 부린다

 

화채에 올라서도 하늘은 열리지 않는다

게다가 화채 삼각깁밥을 보노라니

순식간에 장대같은 비를 쏟아낸다

배낭과 카메라 가방 커버만 씌우고

냅다 달린다

화채능이고 머고 없다

칠성봉도 숙자바우도 가기 싫고

무조건 탈출이다 피골능선으로...

 

비맞다 보니 맴마저 급해지고 서두른다는게

아무생각 없이 송암능으로 내려서버리고...

그래도 앞이 안보여도 촉이 살아있다보니

능선이 이상타 하여

곧바로 화채로 다시 백하고

화채김밥 옆구리로 내려서서

화채굴을 통과하니 우중에 길은 제대로 들어선다

 

우비도 없어서 금새 옷은 빗물이 흘러내리고

등산화는 첨벙첨벙 발이 부르터스다

꾸륵꾸륵 물소리에 박자 맞춰가며 내려설 수 밖에...

하여간

삼각점 부근서 비가 잠시 그치나 했더니

그새를 못참고 또 내린다

 

비가내리니 좋은것도 있을터...

능선에 설치된 감시카메라도

빗방울이 렌즈에 흘러내리니 별볼일 없을터

개무시 하고 보무도 당당하게 지나간다

 

C지구 내려설때는 빗방울이 더 굵어진다

좌우간 산행 마무리때까지

내가 비를 따라 다닌건지

비가 나를 따라 다닌건지 모르겠으나

 

이는

서락을 진즉에 알현하지 못하고

이제사 서락에 드니

나의 정성이 부족하다 여기시고

설악 산신령님이

나를 질책하고 가르쳐준 하루가 아니였나 싶다

 

그러나 난 감사하다

무엇보다도 즐산에 앞서

개스와 빗속에서 안산을 주셨으니...

 

이게

내가 다시 서락을 필히 찾아야 하는

이유 아니겠는가!!!

 

 

03시 한계령 문이 열리기 전에 산객이 제법 많다. 

 

한계령방향 1307

 

제단곡 따라 백운동을 내려보나 온통 희뿌연하다.

 

중청너머 여명이 올라오는데... 몸은 천근 만근이다. 부실한 구력...

 

1456에서

 

 

점봉산 아래로 구름은 몰려오고...

 

온정골에서...

 

독주골 서능선

 

 

 

사라진 서북능 개선문. 지난 가을 무너졌다는 소식을 접하긴 했지만 실제로 보니 맘이 휑하다... 누군가의 장난으로...

오랜만에 끝청을 만나다.

 

 

 

 

 

가리봉이 떠있다.

 

 

 

 

 

서북능너머 구름이 휘둘러싼 가리봉이 인상적이다.

 

 

 

 

 

 

 

 

 

 

 

 

 

 

 

 

 

 

끝청지나 조망터에서... 내설악 용아는 살짝 보이나 공룡은 숨어버리고... 황철봉만 살짝

 

 

 

 

 

중청 가는길의 인상적인 고목... 무슨 주둥이 같은데...

 

중청 축구공이 새로 단장한 것 같다.

 

대청

 

 

 

희뿌연한 신선대

 

오랜만에 본다. 천화대 범봉 반갑다...

 

 

 

 

 

공룡가기를 접고 화채능가리고 한터라 중청서 푹 쉬었다 간다.

 

 근데 중청 축구공 색깔이 다르다. 개보수 했나? 예전에는 축구고이 찢어지기도 했는데...

 

소방헬기가 바쁘다. 오색-대청구간서 누군가를 구조하는 듯 하더니 중청으로 내려선다.

 

 

 

 

 

 

 

보호자 인듯 한 여성 산객을 태우고 다시 오른다.

 

중청에서 한껏 여유를 부리다 대청에 올라서니.... 개스가 밀려온다. 화채능 조망은 미련없이 접고...

대청을 내려서려는데 여느 산객이 흘리고간 옷가방을 줍는다.

 

화채능으로 내려서는 길에 잠깐 열리나 싶더니...

 

하이얀 색깔이 고와서..

 

만경대 갈림길. 만경대로 내려설까 하다 어차피 시간도 충분하니 조망이 없더라도 칠성봉으로 가자...

 

화채봉. 삼각김밤... 오늘은 조망도 없고 날씨 좋을때 지질이도 많던 날파리도 없다.

 

작년 봄에 맘씨 좋은 산님이 멋있는 서채로 화채봉 안내판을 걸어 놨었는데...

그사이 비가 쏟아진다. 장대비다. 언능챙겨서 내려선다

 

화채봉에서 송암능으로 잠시 알바도 하고 피골 서능선으로 비를 맞으며 내려서다 삼각점에서 잠깐 비가 그친다.

 

C지구에 내려서니 비는 더 거세진다. 장마비처럼...

 

귀경할 즈음 비갠 쌍천...

 

저기는 달마봉... 달마는 없다.

 

오늘 우중산행을 하게 하더니 토왕골에 구름이 스멀거린다.

 

집에 도착해서 짐을 정리하고

대청서 주워온 옷가방을 국공 게시판에 올리니

다음날인가 연락이 온다.

서락에 가면 좋은 추억이 있듯이...

 

 

바쁜 일상으로

서락 그림을 이제사 올린다

그래도 그 느낌이 그대로 전해온다.

그 맛에 다시 설악으로 가려는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