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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지리산 종주_20130105 계사년 새해 설중 산행

by 용아!! 2013. 1. 7.

▲지리산 천왕봉 일출

▲지리 주능선

▲운해속에 드리워진 지리산 자락... 천왕봉에서 저멀리 덕유산 서봉과 남덕유산이 보이고....

 

▷언제 : 2013년 새해 1월5일~6일

▷어디를 : 새해를 맞아 눈이 시리도록 가득한 설산이 되어버린 지리의 화엄사에서 천왕봉까지...

   1일차(1/5일) : 화엄사-노고단-임걸령-노루목-삼도봉-화개재-토끼봉-명선봉-연한천대피소

                      -벽소령대피소-선비샘-전망바위-칠선봉-영선봉-세석대피소

   2일차(1/6일) : 세석대피소-촛대봉-연하봉-장터목대피소-제석봉-통천문-천왕봉

                       -장터목대피소-하동바위-백무동

 

지난 2012년 년말은 유난히 한파와 폭설이 기승을 부렸다.

저물고 있는 한해를 아쉬워하고 얼마남지 않은 세밑을 보내기 싫어서인지는 몰라도...

눈이 많이와서 불편하긴 하지만 세상을 햐얗게 드리우는 순백의 빛이 좋다

더불어 산자락에 내려않은 눈을 밟으며 거친숨을 몰아쉬는 산행이 있어 좋다.

 

내가 좋아하는 설악산...

그간 산방기간과 년말 일정으로 가지 못하고 가까운 근교 산행만 짧게 하다보니

산에서 호흡하는 페이스를 잃어버린 것 같아 눈이 내린 한파속에서 청광종주도 해보지만

그 무언가에 대한 갈증을 채워주진 못한다.

 

겨울 설악산에 갈까? 새해 일출 산행을 갈까? 이리저리 궁리하다

그래도 설산산행의 백미인 지리산 종주에 대한 기대감이 큰 울림으로 다가오면서 망설임 없이 결정한다.

지난 12년 2월에도 지리산 심설 산행을 다녀온지라 근 1년여 만에 다시 지리의 품으로 들어간다.

세석대피소 예약을 먼저하고 코스를 고민하다 새해 아침에도 지리산에 폭설인지라

성삼재로 가는 861번 도로는 계속 통제로 나오고.... 결국 화엄사부터 출발하는 것으로 결정한다.

 

출발 당일

수원역에서 23:15분 열차에 몸을 싣고 구례구역으로 달려간다.

열차에는 지리산 심설산행을 즐기고자 하는 산행객이 많이 보인다.

얼추 80~90여명 남지 되는 듯 하다.

지리산은 참 좋겠다. 한파와 폭설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찾아와 주는 산객이 이리 많으니 말이다.

 

구례구역에 도착하여 택시기사들의 호객에 맞추어 화엄사행 택시를 찾았으나

대부분 산객은 성삼재행이다.

화엄사행 산객은 나와 서울에서 오신 어느 산행객 단 둘뿐...

택시기사는 남은 자리를 채우기 위해 분주하게 역앞을 돌아다니다 어느 노부부를 태운다.

 

택시가 출발하여 구례시내로 들어가더니 구례장례식장에 노부부 손님을 내려준다.

지리산 산행시 항상 구례구역에서 산행객과 함께 택시를 이용했는데 오늘 처럼 장례식장을 들러가기는 처음이다.

화엄사에 도착하기 전까지 이런저런 상념이 든다...

장례식장이라... 오늘 지리산 산행에 액땜이 있으려나? 아니면 좋은 일이 있으려나?

내심 지리산 심설 종주산행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항상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무리하지 않는 안전한 산행을 하기로 한다.

 

화엄사 일주문에 도착해서 출발준비를 한다. 아이젠, 버프, 비니, 장갑 중무장을 하고...

 

▲화엄사 일주문에서 산행의 시작을 알린다.03:45

▲다리를 건너 좌측으로 돌아 노고단으로 향한다

▲노고단 고개까지 7km를 확인하고...

 화엄사계곡 등로의 표지목 번호를 27-12번까지 확인해야 성삼재에서 노고단으로 가는 무넹기에 올라서는데...

 무넹기까지 5.5km인지라 발걸음을 재촉한다.  

▲어느덧 연기암에... 

  택시에 동승했던 산객은 노고단에 올라 여유롭게 주능선을 즐기면서 뱀사골로 하산한다 하여 내가 선행하여 속도를 낸다.

  생각보다 화엄사계곡은 그리 춥지가 않다. 등로에 쌓인 눈도 곳곳이 녹아서 황토색의 흙과 돌이 보인다.

  추울것 같아 외피 자켓까지 입었는데.... 벗어버리고 내피만 입고 간다. 

  사진에 보이는 가스는 거친숨소리와 내피자켓에서 나오는 뜨거운 김이다.

▲참샘에 도착해서 목을 축인다. 물맛이 그윽하고 적당히 차갑다.

▲참샘까지 1시간 정도 왔나?

  노고단고개까지 4.5km이나 그보다는 무넹기까지 3km, 코재를 딛고 올라서는게 우선이다.

▲국수등에 올라선다

  왜 국수등일까? 정확한 유래는 아니지만 국수등 주변에 국수나무가 많아서 국수등으로 불렀다는 설과

  1970년대까지 이곳에 국수를 파는 매점이 있어 많은 산객들이 국수를 맛있게 먹으면서 이를 국수등으로 불렀다는 설이 있다.   

▲국수등을 지나 된비알을 오르다 숨을 고르면서 뒤돌아 봤는데... 구례읍 야경이 나름 멋있다...

  디카의 성능때문인가? 그 멋스러움이 잘 표현되지 않는다.

▲시간이 갈수록 그 경사가 심해지니 자꾸 남은거리를 보게 된다.

▲집선대를 지나 이제 곧 코재의 시작이다.

  코가 땅에 닿도록 경사가 심하다 하여 코재라 불리우나 실제로 그 경사는 일반적인 된비알인데...

  2~3시간 내리 오름길을 오르느라 지쳤는데 마지막 된비알 마저 치고 올라가야 무넹기에 다다를 수 있기에

  그 힘들어함을 표현한게 코재가 아닐까 한다. 

▲이제 코재의 끝이 얼마남지 않았다. 200여미터만 올라가면 무넹기라...

▲화엄사 계곡 등로를 알리는 표지목.... 많이도 올라왔다. 27-01에서 27-11까지...

▲06:20 무넹기에 올라서서 호흡을 가다듬는다. 화엄사 계곡 아래로 펼처지는 구례읍의 야경을 보면서...

  바람이 차갑다. 계곡을 치고 올라올때 느끼는 바람보다 볼에 닿는 느낌이 예리기까지 한다.

  무넹기는 "물이 넘쳐 마을로 들어온다" 라는 뜻을 가진 무너미에서 유래된것이라는데...

  설악산 희운각대피소 부근 무너미고개와 같은 뜻은 아닐런지....

▲화엄사에서 무넹기까지가 5.7km, 그럼 노고단고개까지는 1.3km 또 가야지...

  무넹기부터는 눈이 제법 많이 쌓였다. 작년 이맘때쯤 종주할때보다 훨씬 눈이 많이 온거 같다.

  등로로 다져진 곳 이외는 푹푹 빠진다.

▲무넹기 고개의 마지막 표지목 27-12, 표지목 번호를 12번까지 세다보니 더 힘들어진 것 같다.

  그냥 무심으로 걸어야는데 표지목을 의식하다보니 지나온 거리보다 다음 표지목은 언제나오나 생각하다가 더 지친것은 아닐런지...

▲06:35 노고단 대피소 할매한테 인사도 하구.

  대피소 식당에서 간단히 컵라면에 우리 애들이 좋아하는 봉구스밥버거?로 요기한다.

  성삼재에서 출발했다는 산객이 대부분이다.

  구례역에서 택시를 타고 왔다지만 861번 도로가 결빙되다 보니 시암재 이전에 내려서 걸어 왔단다... 

▲07:30 아침식사 후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지리 주능선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셀카를...

  항상 지리산 종주를 할때 성삼재에서 출발하다 보니 노고단대피소를 지날때 새벽 어스름인지라

  어둠속에서 그냥 지나치기만 했는데 오늘은 노고단 대피소 여기저기를 둘러보면서 여유를 가지고 출발한다.

▲07:40 노고단 고개에 올라선다.

  항상 어둠속에서 지리 주능선을 향해가다 보니 노고단이 주는 주변 풍광을 놓치고 갔는데

  오늘은 노고단 고개에서 여기저기를 둘러본다. 노고단에 올라볼까하다 출입통제에다... 세석까지 갈길이 바빠서 눈에만 담는다.

▲반야봉의 골진 둔부 아래 삼도봉 너머로 천왕봉과 중봉 촛대봉이 보인다.

▲종석봉 좌측 아래 화엄사계곡과 구례읍내가 선명해 보인다.

▲구례읍을 너머 섬진강 자락을 헤어보고...

▲노고단 정상에는 다가가지 못하기에 모형의 노고단돌탑을 배경으로...

▲모형 노고단 돌탑에서 반야봉을 바라보면서 일출을 기다릴까 고민하다 주능선으로 발길을 돌린다.

▲07:50 이제 지리 주능선의 시작이다.

▲돼지령으로 가다 제법 시야가 탁 트이기에 풍광을 담아본다. 저기가 왕시루봉인가? 저멀리 다도해 물결도 보이는것 같구...

▲돼지령에서 지나온 능선길을 돌아보고... 노고단과 노고단 고개...

  해가 떠오르는 즈음여서인지 몰라도 임걸령으로 가는 걸음이 졸리운다. 몸이 무거워진다.

  세석까지 진행해야 하는데 페이스가 유지될지 순간 걱정된다.

▲임걸령으로 향하다 저 멀리 다도해 물결이 아름답기에... 가는 발길을 멈추고 한참을 바라본다.

  항상 종주할때마다 임걸령 혹은 노루목까지 어둠속에서 이 길을 걷다보니 마음으로 즐길 여유가 없었는데

  오늘은 가슴이 확트이면서 눈이 즐거워진다. 볼에 스치는 지리의 겨울바람도 상쾌해진다. 졸리운게 사라진다.

▲08:45 임걸령에 도착한다.

▲임걸령 샘터의 물을 마신다. 갈증이 있었나? 서너모금을 마신다. 많이 마신다. 졸음을 달래려고 그러나...

  한무리의 산행객이 들어오면서 다소 소란스러워진다. 그 시끌벅적함이 싫어서 곧장 출발한다. 

▲노루목 가는길에 반야봉 정상이 제법 확연해 보인다.

  임걸령에서 노루목 가는길이 오름길이 많으나 임걸령의 샘물 덕분인가?

  졸리움이 가시고 몸이 다소 가뿐해지면서 페이스가 유지된다. 발걸음도 가벼워진다.

▲09:25 노루목삼거리...반야봉으로 향한 발자국이 많지 않은가 보다. 곧바로 삼도봉으로 향한다.

▲09:40 삼도봉 인증샷...

▲삼도봉에서 주위를 둘러본다. 반야봉도 담아보고...

▲노고단고개에서 노루목까지 이어지는 능선길을 가늠해 보고...

  오늘 지리산의 날씨는 아주 쾌청하다. 바람도 그리 세지 않고 하늘은 청명하기 그지 없으니 산세와 어우러진 풍광이 더없이 아릅답다.

  다만... 기대했던 상고대가 없으니 다소 아쉽다. 그러나 어쩌랴..상고대는 매서운 눈보라와 거친 지리의 바람이 만드는 것을.... 

▲저 건너편 능선의 봉우리가 왕시루봉이던가?

▲저멀리 남해의 다도해가 보인다. 사진으로는 다 표현하지 못한게 아쉬울 만큼 한참을 넋을 놓고 바라본다.

  뭐랄까? 햇살에 비친 운해와 어울리면서 은빛물결위에 떠있는 다도해... 

▲바로 앞 토끼봉 너머 천왕봉과 중봉... 촛대봉이 보인다.  왜 토끼봉일까? 저 토끼봉을 오를때마다 항상 생각하지만 그 답을 모른다.

  토끼봉을 떠올리면 계속 치고올라야 하는 경사면 때문에 항상 힘들다는 느낌만 갖는다.

▲삼도봉을 출발하기에 앞서 저 아름다운 다도해를 배경삼아...

▲화개재로 내려오는길에 500계단인가? 항상 세어보지만 햇갈린다.

▲화개재에 쌓인 눈이 커다란 둔덕을 이룬다.

  저 끝에 보이는 삼도봉에서 내려오는 초입에 눈두덩이가 상당하기에 우측 정상등로 데크로 나오지 못하고

  좌측 데크등로를 따라 화개재 가운데를 가로질로 온다. 

▲연하천까지 4.2km라...

  뱀사골까지는 9.3km나 되는데 그 눈길에 난 등로가 좁아보인다. 산객이 별로 지나지 않았나 보다

  나름 지리 주능선중 화개재에서 연하천까지의 코스가 지리한 코스중의 하나인지라 그 거리를 가늠해 본다.

  일단 토끼봉까지 올라가자... 마음을 다져본다.

▲토끼봉 오름길에서 다소 시야가 트이기에 노고단, 반야봉과 삼도봉을 바라보며 거친 호흡을 가다듬어 본다.

▲피아골 너머 모여있는 여러 산자락과 운해의 어울림이 멋드러 진다.

▲10:40 토끼봉에 올랐다. 거친숨을 내쉬면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토끼봉을 내려오다 반야봉과 토끼봉의 뒤태를 담아본다.

  토끼봉은 아무리 봐도 커다란 동산이다. 토끼봉에는 토끼가 있기? 없기? 아무래도 그 동산에는 토끼가 없는 것 같다.

▲연하천대피소로 가는길에 명선봉즈음에서 확 트인 시야를 담아본다.

  저멀리부터 중봉,천왕봉,촛대봉,연하봉,덕평봉, 벽소령 즈음과 형제봉이 보인다. 지리 주능선이 새롭다.

▲제법 조망이 좋아 신원불상의 모습을 담아보고...^^

▲11:55 연하천대피소에 도착한다. 제법 많은 산객들이 점심을 한다.

▲연하천대피소의 마스콧 Snow man... 빨간색 코트를 입혀주면 더 멋쟁이가 되지 않을까...

▲연하천에서 1시간여 점심과 함께 휴식을 취한 후 출발을 준비한다.

▲113:05 연하천을 출발하기 앞서 셀카... 울트라맨 같다.ㅋㅋㅋ

  연하천을 나서면서 홀로 가는 길이 고즈넉한데 울산에서 왔다는 산객이 앞서가면서 화대종주 초행이라면서 동행을 요청한다.

  화엄사에서 05시에 출발했다는데 나보다 1시간여 늦게 출발했는데도 벽소령 가는길에 나를 앞서는걸 보니 대단하다.

  지리 종주 거리 대비 적정한 시간을 안배할 수 없어 세석대피소까지 해지기전에 도착하려고 빠르게 서둘러 왔다 한다.

  대강 남은 거리와 예상 시간을 일러주고 동행하기로 하고 내가 뒤를 따른다.

  그런데... 지리 화대종주 초행 산객이라면서도... 숙녀임에도 불구하고 그 산행속도가 준족이다.

  나름 여유를 부리면서 산행코자 했는데 동행 약속을 한 이상 뒤따르는데 오히려 내가 숙녀 산객의 페이스에 따라가는 형국이 된다.

  정말 힘들게 따라간다...ㅋㅋㅋ

▲14:10 벽소령대피소에 도착한다.

  평소 1시간20분이면 여유롭게 도착하는데 무려 15분이나 단축하여 1시간 5분만에 벽소령에 도착한다.

  정말 대단하다. 젋음이 주는 지구력인가? 길안내와 함께 동행하기로 한 이상 준족을 따라나서는 수 밖에...

  울산아씨가 건네준 콜라 한캔으로 감사하게 갈증을 해소하고 벽소령을 나선다. 14:15

▲15:10 선비샘이다

  벽소령대피소를 출발하여 덕평봉을 오를때쯤 다시 숫자를 헤야려 본다.. 항상 덕평봉을 오를때마다 한걸음 한걸음을 세면서 오르는데

  대충 800여보를 세다보면 덕평봉에 오른다. 이번에는 784보인가? 대충은 맞다. 다음 산행에도 세어볼라나...?

▲선비샘의 물도 얼지 않았다. 갈증도 해소하고 물통을 가득 채운다. 

▲15:50 전망바위에 도착한다.

  지리 주능선에서 세석에 이르기전 삼도봉과 더불어 제일 좋은 전망터일게다.

  종주산행객 대다수가 여기 전망바위에서 짧은 휴식과 함께 천왕봉에서 촛대봉, 영신봉, 칠선봉에 이르는

  아름다운 주능선의 조망을 안아보는 곳이다. 뷰포인트라고나 할까?

▲멋드러진 조망과 함께 인증도 해보고...

▲16:05 칠선봉에 도착하여...

▲17:00 영신봉에 오른다.

  종주산행때마다 영신봉에 올랐다는 성취감보다는 세석대피소에 거의 다왔다는 여유를 우선적으로 느끼는 곳이다.

▲17:10 세석대피소에 도착하여...

  오늘의 산행 마무리 장소인 세석에 도착하여 우선적으로 방을 배정받고 땀에 젖은 옷을 갈아입고 하루를 정리한다.

  예상보다는 산객이 줄어서인지 대피소 침상이 여유로워 널직하게 사용한다. 

  동행한 산객 울산아씨와 함께 저녁을 같이하면서 안전한 산행에 서로 감사하고 세석에서의 깊은 수면을 위해

  준비해간 소주와 맥주를 들이킨다.

  그런데... 잠자기 시작한지 3시간도 안돼서 밤 10시쯤 자다가 깬다. 춥다. 작년 겨울 세석은 따뜻했는데 올해는 에너지절약 때문인가?

  몸에 전해오는 한기 때문에 자다깨다 반복한다.  

▲잠자리를 뒤척이다. 바람도 쐴겸 대피소를 나와본다. 헐... 무지 춥다. 잠이 확깬다.

  다시 들어가 침상에 눕지만 잠은 오지않고 자는둥 마는둥 새벽을 맞이한다.

▲뒤척이다 04시에 일어나 베낭을 꾸린다. 오늘 아침 천왕봉 일출이 07:30분경이라 세석에서 늦어도 05시에는 출발해야 한다.

  장터목대피소까지 1시간여... 장터목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출발하면 천왕봉까지 40분... 세석 출발에 앞서 시간 안배를 한다.

  04:55분에 울산아씨 산객과 세석을 출발한다. 지리산의 새벽 차가운 겨울 공기를 가르고 촛대봉에 오른다.

  재킷사이로 느껴지는 지리산의 차가운 바람이 오히려 시원하게 느껴진다. 오늘도 지리산의 바람은 그리 세지 않다. 오히려 아늑하다.

 

  삼신봉을 넘어서서 시간을 가늠해보니 천왕봉 일출까지는 시간이 빠듯한 것 같아 먼저 아침준비를 위해 선행하여 진행키로 하고

  장터목대피소까지 06:10분에 도착한다.

  아침 식사는 라면2개와 울산아씨가 준비해온 볶음밥으로 아침을 해결한다.  

  헌데 울산아씨는 남은 물이 부족하다고 느끼는가 보다. 라면을 끓이고 한 300mml 정도 남았나...

  이정도면 울산아씨가 천왕봉에서 치밭목 산장까지 진행하는데는 충분한 것 같은데... 그녀는 물을 뜨러 내려간다.

  그 집념이 대단하다. 대피소 저수조는 얼었을 게고 그럼 저 아래 계곡까지 내려갔을 텐데... 기다리다 못해 내려가 본다.

  중간쯤 내려가니 아래 계곡쯤에서 그녀가 올라온다. 대단하다.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든다. 초행산객인데도...

 

  일단 시간을 보니 07:00가 다 되어간다.

  장터목에서 너무 많이 지체되었다. 천왕봉까지는 대락 40여분인데 일출을 위해 서두른다. 쉬지않고 내 달린다.

  제석봉을 지나면서 일출전에 해를 머금은 붉은 기운이 길게 드리우기 시작하고

  통천문에 다다르자 그 일출의 붉은 기운이 더 빨갛게 달아오른다. 아직은 일출 직전이다.

▲07:30 천왕봉에 도착한다.

  천황봉 일출을 보기위해 실로 빨리도 올라온것 같다. 보통 40분 걸리는것 보다 10분이나 빠르게 말이다.

  장터목으로 내림길이 30분 걸리는데 말이다.

 

  천왕봉에 도착하자마자 바람을 막아주는 목 좋은 조망터에 자리하고 천왕의 일출을 가슴으로 맞이한다.

  시야가 청명하고 드리운 운해가 천왕봉 아래 저멀리로 내려 앉아 있어 일출선 또한 뚜렷함에 따라 더 없이 깨끗한 일출을 기대해 본다.

 

  드디어 일출이 시작된다.

▲해가 솟아오른다. 1

▲해가 솟아오른다. 2

▲해가 솟아오른다. 3

▲해가 솟아올랐다.

▲2013년 계사년 1월6일 아침 천왕봉 일출

▲일출과 함께 드리운 운해속에 유평리 방향의 산자락이 고개를 내민다.

▲일출과 함께...

▲천왕봉에서 바라본 지리 주능선길... 저멀리 노고단에서 반야봉, 촛대봉을 거쳐....

▲일출후 햇살이 비추는 운해와 함께 중봉너머 저 멀리 덕유산 자락이 선명하가 다가온다.

  서봉(북덕유), 남덕유, 무룡산, 중봉, 향적봉으로 이어지는 덕유능선이 아기자기 하다.

▲좌측의 촛대봉과 우측 끝의 연하봉을 당겨본다.

▲영신봉에서 덕평봉까지..

▲덕평봉에서 명선봉, 토끼봉을 거쳐 반야봉 뒤의 노고단까지...

▲2013년 1월6일 천왕봉 일출후 정상 표지석과 함께...

  표지석 인증후 울산아씨 산객은 대원사를 향해 내려간다. 안전한 산행과 함께 화대종주의 마무리를 기원한다.

 

▲이 사진은 지난 2012년 2월11일 천왕봉 일출후 모습이다.

  이날은 일출은 오늘 보다 선명한것 같했으나 어찌머 바람이 거세게 불고 춥던지... 제대로 서있질 못했다.

▲07:50 천왕봉을 내려서기에 앞서 다소 아쉬운 마음에 지리 주능선길을 다시 담아본다.

▲중봉 좌측사면 너머로 운해와 함께 덕유산 능선을 다시 한번 바라본다.

▲장터목으로 향하는 길에 지리주능선을 가늠해 본다.

▲제석봉에서 바라본 지리 주능선...

▲장터목 대피소에 다시 돌아와 두고 갔던 베낭을 다시 꾸리고 08:30 백무동을 향해 장터목대피소를 나선다.

  백무동에서 함양가는 버스가 10:40분, 얼추 2시간 남짓 남았다. 작년에 1시간 40분만에 백무동에 내려섰으니

  시간은 충분한것 같은데.... 그래도 서둘러 내려선다.

▲백무동 가는길에 지리 능선의 북쪽의 자태를 담아본다.

  작년 겨울 산행때 백무동으로 내려서는데 급급하여 그 자태가 멋있다는 생각만하고 지나쳤던게 기억이 나서

  이번엔 그 풍광을 즐기면서 담아본다.

▲지리 주능선의 선형이 뚜렷하다.

  백무동으로 내려서는 길에 몸이 뜨거워 진다. 내피자켓, 버프, 비니를 모드 벗어버리고 짚업티 하나로 내려간다.

  머리카락 사이로 맷히는 땀발울이 고드름으로 얽히고 설킨다.

▲09:40 하동바위...

  예전에 그냥 지나쳤는데 함양땅에 있는 하동바위 그 유래를 생각해본다. 하동바위 옆 출렁이는 구름다리도 일품이다.

 

하동바위의 유래

그 옛날 장터목에 장이 서던 날  

함양원님과 하동 원님이 산 좋고 물 좋은 지리산상의 장날을 둘러보기 위해 각자 장터목으로 향하다 

풍류를 잘 알았던 두 원님은 뜻밖의 만남에 주변 경관의 아름다움을 찬탄하며 장기를 두게 됐는데

하동 원님의 압승으로 끝났다.  

내기에 진 함양 원님은 수중에 내놓을 만한 변변한 것이 없던 터에

승자를 놀려줄 요량으로 눈 앞에 우뚝 선 바위를 가져가라고 말했다.

설마 바위를 가져갈 수야 있겠느냐는 투였다.

하동 원님은 이에 뒤질세라 고맙다며 나중에 사람들을 동원하여 가져가기로 하고,

우선 이름을 하동 사람들의 바위란 뜻으로 「하동바위」로 이름해 버린 것이

그만 함양 땅에 있으면서도 산 너머 하동바위가 되고 말았다 한다.

▲백무동계곡 초입

  깊은 눈속에 드리운 지리산의 겨울이 그리워서인지 백무도으로 내려서는 동안 수많은 산행객을 마주하고 인사하며 내려선다.

  얼추 300여명 되려나... 각종 산악회에서...

▲10:10 백무동탐방안내소에 도착하여 1무1박3일의 지리산 겨울 산행을 마무리한다.

  장터목에서 백무동까지 1시간 40분만에 내려선다.

  10:40분에 출발하는 함양행 버스시간은 충분하여 지나온 지리 겨울산행을 되돌아보고 헤아리면서

  버스정류소까지 내려온다. 몸은 땀으로 젖었지만 마음만은 정말 뿌듯하다.

 

  계사년 새해를 맞아 하얀눈에 뒤덮인 지리산의 드넓은 주능선을 가슴으로 느껴보고 그 산세와 멋드러진 풍광들을

  두 눈으로 가득 담아보니 어찌 즐겁고 기쁘지 아니하겠는가...!!!

 

  햠양행 버스에 몸을 싣자 이내 나근나근해지며 졸리운다.

  햠양에 도착하여 12:30분 수원행 버스표를 먼저 끊어 놓고 시장기를 채울까 하다 가까운 사우나에서 지친 몸을 달래고

  상쾌한 마음으로 수원행 버스에 몸을 싣고 잠이 든다. 02:50분 수원도착...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한 겨울 심설속의 지리산 종주를 통해 몸과 마음으로 느낀 자연의 위대함과 그 기운으로

  다시 내가 사는 세상에서 숨쉬고 살아가야 한다.

  때론 지치고 힘들때 다시 지리산을 생각하면서.... 다음을 기약해야 할런지도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