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220813 서봉너머 황철봉에서 오수를 즐기다

by 용아!! 2022. 8. 16.
휴가기간 잦은 비탓에 서락 들지 못한게 아쉬워
조급한 마음이 앞선다
광복절 연휴초에 서락이 잠깐 화창하기에
어디로 갈까 정하지도 않고
퇴근후 주섬주섬 배낭을 꾸려 무박버스에 몸을 싣는다
 
토요일 느즈막히 영서에 비가 온다 하니
코스는 외설악, 출발은 소공원으로 한다
어디로 갈까? 천불동 들어가서 정할까?
아니면 소토왕골로?
이래저래 고민하다 서봉들러 황철봉 능선을 타기로 한다
이번에도 산행은 능선타기다
 
10여년전에 희운각에서 1박하고
황철봉넘어 서봉에 들렀던 이래로
울산바위 곁을 가지 않았었다
울산암 동봉도 대학때 오른것이 전부이니
참 무심키도 할 것이다
 
당일 선택한 코스기에
10여년전 서봉서 개조암 내림길의 어렴풋한 기억에 의지하여 개조암에 도착하니
스님과 보살님이 이른 새벽에 석굴애서 예불을 드리고 있다
혹 진중함에 결례되지 않도록 조심하던 차에
후행하시던 산객들과 같이 서봉을 향하는데
계곡을 따라가다 바로 능선을 직등하는데 어 이상하다 싶다.
결국 동봉과 서봉사이 비박터에서 일출을 맞이한다.
 
일출후 서봉 밑둥치기로 트래버스 하면서 서봉 정상에 이른다.
트래버스 하면서 헉헉거련던 숨을 달래고
속초 앞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아침을  해결한다.

 
코스를 서봉으로 정할때 날머리를 백담사로 하려했으나
초반 서봉을 트래버스한 탓인지 헐떡거리는 숨과 함께
높아가는 습도따라 걸음마저 저절로 느긋해지다 보니
결국 날머리를 길골로 변경한다.
 
그래 여유롭게 즐기다 가자.
유유자적하며 산행을 이어가니 어느덧 황철남봉 조망터 아래에
자리를 깔고 오수를 청하니 근 1시간가량 댓잠을 잔다
 
가뿐해진 몸을 벗삼아 소공원에서 치고 올라오는 운해와
길골을 따라 흐느적 거리며 올라오다
저항령에서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구름을 찾아보는 여유를 즐긴다.
 
저항령에서 길골에 들어서니 그간의 장마 여파에 물은 차고 넘친다.
길골샘의 맛스런 물맛을 즐기고
길골 내림길을 따라 넘쳐나는 계곡물소리를 한껏 받아 안으며
길골을 요리조리 건너기를 12번 반복하니 어느덧 백담길 철교가 보인다.
 
오늘 길골에는 인간사 아무도 없고 나 혼자라는 넉넉함이 넘쳐서인가?
길골 안쪽 작은 폭포 소 즈음에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시원할 알탕으로 개운함을 얻어 간다.
이맛이 참 맛이다.
 
백담사 가는길
황장폭포는 끊임없이 우렁찬 함성을 내고
그리 많던 계곡의 돌탑들은 그 소원을 이뤄냈는지 그 흔적 대신
넘쳐나는 물소리만 들린다.
 
백담사 입구 징검다리에도 넘쳐나는 물길에 
저마다의 관광객이 맨발로 첨벙거리며 즐기는 모습이 절로 시원하다.
 
여유로운 시간에 맞추어
백담사 경내 찻집 농암실에서 시원한 식혜로 갈증을 녹이고
서락을 마친다.
 
백담마을에 이르니 예전에 무심코 지나갔던지 아님 인지하지 못했던지
버들마편초 꽃밭이 조성되어 있는데 그 보랏빛 꽃이 만개하여 참 예뻤다.
거듭 넉넉하게 서락을 즐기고 가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