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를 서봉으로 정할때 날머리를 백담사로 하려했으나
초반 서봉을 트래버스한 탓인지 헐떡거리는 숨과 함께
높아가는 습도따라 걸음마저 저절로 느긋해지다 보니
결국 날머리를 길골로 변경한다.
그래 여유롭게 즐기다 가자.
유유자적하며 산행을 이어가니 어느덧 황철남봉 조망터 아래에
자리를 깔고 오수를 청하니 근 1시간가량 댓잠을 잔다
가뿐해진 몸을 벗삼아 소공원에서 치고 올라오는 운해와
길골을 따라 흐느적 거리며 올라오다
저항령에서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구름을 찾아보는 여유를 즐긴다.
저항령에서 길골에 들어서니 그간의 장마 여파에 물은 차고 넘친다.
길골샘의 맛스런 물맛을 즐기고
길골 내림길을 따라 넘쳐나는 계곡물소리를 한껏 받아 안으며
길골을 요리조리 건너기를 12번 반복하니 어느덧 백담길 철교가 보인다.
오늘 길골에는 인간사 아무도 없고 나 혼자라는 넉넉함이 넘쳐서인가?
길골 안쪽 작은 폭포 소 즈음에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시원할 알탕으로 개운함을 얻어 간다.
이맛이 참 맛이다.
백담사 가는길
황장폭포는 끊임없이 우렁찬 함성을 내고
그리 많던 계곡의 돌탑들은 그 소원을 이뤄냈는지 그 흔적 대신
넘쳐나는 물소리만 들린다.
백담사 입구 징검다리에도 넘쳐나는 물길에
저마다의 관광객이 맨발로 첨벙거리며 즐기는 모습이 절로 시원하다.
여유로운 시간에 맞추어
백담사 경내 찻집 농암실에서 시원한 식혜로 갈증을 녹이고
서락을 마친다.
백담마을에 이르니 예전에 무심코 지나갔던지 아님 인지하지 못했던지
버들마편초 꽃밭이 조성되어 있는데 그 보랏빛 꽃이 만개하여 참 예뻤다.
거듭 넉넉하게 서락을 즐기고 가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