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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11 겨울 눈쌓인 공룡능선을 걷다.

by 용아!! 2023. 2. 13.

금요일 오전부터 영동/영서는 영상인데
서락에 눈이내린다.
중청 CCTV에 비친 눈내리는 대청자락이 유혹한다.
그 유혹을 못이겨 무박을 예약한다.

코스는 공룡으로 한다.
지난 1월 설악눈길에
무너미에서 아무도 들지 않은 발자국 하나 없는 공룡을 탈까말까 고민한 아쉬움이랄까...
그날 정강이까지 쌓인 눈을 헤치며 나가다 03-09 표지목 앞에서 되돌아 왔었다
당시 너무 늦은 공룡초입시간이였기에 잘한 선택였다.
15시가 넘은 시간, 나름 강추위였는데 말이다.
덕분에 그날은 천불동으로 내려서며 여유있는 설악소공원의 저녁을 즐기게 되었다.

한계령휴게소에 내려서니 바람도 차지않고 따스하다
결국 지금껏 겨울 서락산행에서 가장 따스한 산행이 되었다.

한계삼거리에서 한숨돌리고 출발하려 하니
여대생 또래의 산객이 서북능선이 처음이라며 따라붙는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밝은 하현달이 비추는 눈길을 걷다 보니 시간이 빠르다
서락에 2번째라는데 젊음답게 활력이 넘친다.
끝청 못미쳐 먼저 가라하니 저만치 앞서간다. 준족이다

끝청에서 붉게 물들인 여명을 맞이하고
중삼에서 안전산행을 기원하며 악수하고 소청으로 내려선다.
소청내림길에 저멀리 향로봉 너머 금강산 자락이 선명하다. 웅장함이 더해진다.

희운각 내림길은 북사면여서 눈이 녹지않고
저번 눈길과 다르게 눈길이 다져져서
구간구간 엉덩이 썰매를 타고 내려서는 재미가 있다.
신축한 희운각으로 취사장도 깔끔하다.
라면과 만두로 곡기를 해결하고 커피한잔의 여유를 가져본다.

공룡에 접어드니 등로는 앞선이들 덕분에 뚜렷하다.
신선대에도 서락의 바람은 온데간데 없다.
따스한 서락에 땀이 더해진다.
아이젠도 벗어버리고 쌓인 눈에 의지하여 걷는다

1275에 도착하니 끝청서 뵈었던 한대장님을 만난다.
서락에 들고나며 여러 글로 접했지만 이렇게 가까이 대면하고 대화한건 처음
서락에 대한 몇몇 이야기
산에 대한 열정은 대단하시다

서락공룡은 1275에서 큰새봉/나한봉 오름길이 가장 지친다.
한발한발 숫자를 되뇌이며 올라가길 반복
한여름에도 입이 마르지 않았는데 오늘은 입이 바짝 마른다.
탈수에 가깝다. 그만큼 땀을 많이 흘린건가!
폴리스자켓과 버프,비니를 모두 벗어던지니 한결 가볍다.
오늘 공룡에 바람도 없이 잔잔하고 따스한 결과 일게다

나한봉 오름길에 1275와 큰새봉의 뒤태와 서락의 속살
그것도 하얀속살에 비친 등로를 찾아 그려보는 재미가 좋다
가슴터지게 삼세번 소리쳐본다. 시원해진다.
이맛에 서락을 품는다.

마등삼거리 그 둔덕에 눈두덩이 몰리고 햇살에 녹기를 반복하다보니
등로가 깊은 발자국만 군데군데 있고 어수선하다.
마등령에서 소공원 내림길은 관성의 법칙을 따른다
눈길이 가는데로 미끄러지는데로 의지하며 내려온다
역시 설산행 내림길은 여유가 있다.

오늘도 소공원 통일대불상에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을 감사드리며 합장하고
서락의 겨울 눈산행을 마무리한다.

헌데 서락에 또 눈이 내린단다
담주중에 2~3일 내린다는데 또 날 유혹한다.
당연히 국공에서는 통제할게다.
주말에는 열릴테지만...
여하간 담주말은 일정이 있어 서락의 눈을 만날 수 없다.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