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5일 서락에 눈이 내리길래
주말일정을 미루고 또 서락에 든다
당일 산행으로 하려다 보니
시점 제한이 온다
장수대 한계령 오색 그래 서북능선의 매서운 바람을 맞고자
장수대를 들머리로 한다
귀때기의 맛을 보자
장수대는 한갓지다
조용한 산행의 시작이다
봄이 멀지 않기에 대승폭의 빙폭도 내려앉았다
서북에 올라서니 눈이 제법이다
선행분들이 다져놓은 길을 편하게 간다
설산길이기에 아이젠 없이 히말라야로 간다
지난주 공룡보다는 춥다
바람이 그리 매섭진 않으나 버프의 느낌이 차다
서락에 내려앉은 먹구름이 열렸다 닫혔다 하면서
귀청 머리도 숨바꼭질하기 일쑤다
사방이 확트인 서북만큼이나
산객이 한산하니 온전히 서락을 품은 기분이다
귀청에 이르러
대증소청에 내린 찰나의 빛내림 장관을 품으려하니
핸펀이 번아웃이다
아이폰단자에 습기가 베였는지 충전불능
귀청내림길에서 올려다본 귀청의 멋드러진 너덜 풍경
너덜에 내려앉은 눈사위에
전위봉과 귀청머리가 백색으로 흐드러진 그 멋진광경을
두눈으로만 담아가야 하기기에
몇번이나 뒤돌아 보길 반복한다
한계령에 도착하여 따스한 아메리카노와 함께하니
금새 어둠이 내려앉는다
이제 겨울 서락은 안녕
봄을 맞아 귀청의 털진달래를 시작으로
서락을 다시 찾아야 겠지
여름 가고 가을 그리고 겨울이 오거던
서락에 많은 눈이 자주자주 내려 앉길 바란다
그래야 서락의 봄여름가을이 풍만해질테니까…
오늘
장수대 들머리를 함께한 산객께서
서락중에 사방팔방 확트인 안산자락의 눈사위와
상고대의 멋드러짐을 한껏 보여 주시니
맘이 동한다
다음 겨울엔 안산을 찾아볼까 한다
그나저나
1408지나 작은너덜 아래서
무거운 박배낭을 내려놓고 힘들어 하고 추위에 떨던
아주 애띤 여대생은 귀청 언저리에서
서락을 잘 견디고 있는지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