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설악산

14년 새해 첫산행... 설악에서 눈을 맞다.

by 용아!! 2014. 1. 5.

 

 

 

14년 새해 첫산행은 설악산으로...

 

이번주에 산행을 계획하지 않았는데 금요일 밤부터 영동/영서에 눈이 내린다는 소식에

기대감을 안고 설악으로 간다

 

▷1/4일(토) 새벽부터 오색-대청-천불동

 

이번 겨울에 설악산에 눈이 많이 내리지 않아서인지 그리 붐비지가 않았다.

예년보다 그렇게 많지 않은 적설과 자주 눈이 내리지도 않았는데도

한계령은 여전히 닫혀있다.

작년말 적설때 러셀을 하지 않은 공단의 무관심과 함께

시간이 지나면서 乾雪이 濕雪,氷雪로 변하다보니 이제는 러셀하기가 더 힘든 상황이리라...

아마 2월경 설악이 다시 닫히기까지 러셀은 기대하기 힘들것 같다 

결국 한계령은 올 봄 5월에나 그 품을 열 수 있을게다.  

 

오늘 설악은 따뜻했다.

설악의 눈이 녹고 있다고 해야 하나...

나름 매서운 겨울 바람과 함께 휘몰아치는 눈발속에서 설중산행을 기대했는데

새벽부터 간간히 날리던 눈발은 잔잔한 바람과 함께 싸래기가 되어 내리고

예년보다 많지 않은 적설에다 상고대마저 흔치 않아 조금은 밋밋했지만

산행말미 소공원에서 마주한 겨울 풍경이 다소 위안이 되었다. 

   

설악은 04시부터 열리는데 그리 많지 않은 산객이 부산하게 움직이니 결국 03:30분에 열어준다.

오늘 설악에 눈이 내리는 만큼 시계도 좋지 않을거고 일출도 없을테니 그저 대청 여명시간에 맞추어 최대한 쉬엄쉬엄 진행키로 한다.

 

산객들이 거의 다 들어가고 최대한 천천히 들어간다 했건만 불과 10분 차이... 이제 등로에서 여유 시간을 채워서 늘려야 한다.

 

설악엔 눈이 없었다. 오색에서 중간 쉼터까지 오름길은 늦가을 등로처럼 건조했다. 쉼터 이후엔 눈이 있으나 그리 두텁지 않다. 

이는 올겨울 설악에 적설이 많이 않은 탓...? 아님 그 만큼 따뜻한 설악이려니...

 

 

대청봉 능선에 다다를 쯤에야 간간히 눈발이 날리면서 옅은 상고대가 보이기 시작한다.

 

여유를 부리며 올랐건만 시간이 남는다.

시간을 맞추기 위해 서두르는 것은 가능하나 여유를 부려 시간을 채운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것...

시계가 제로이나 적설 상태나 등로를 확인하기 위해 화채능선 초입까지 가보기로 한다.

 

눈 상태가 좋지 않다. 적설은 장딴지 깊이 이나 해빙을 반복해서인지 잘 진행하다 군데군데 푹푹 빠진다.

여간해서는 러셀하며 진행하기가 힘든 상태다... 러셀은 눈상태가 乾雪일때가 훨 쉬운데... 

 

화채로 산객이 다닌 흔적이 없다. 눈상태도 좋지 않고 시계도 엉망이라 화채입구까지 가기를 접고 돌아선다.

 

 

 

 

대청에 바람이 잦아들고 없다. 눈발이 간간하니 시계는 막혀있고... 대청의 기운을 받기 위해 한참을 머물뿐...

 

 

 

대청내림길에서 강한 바람과 눈발을 기대했던 아쉬움을 달래고자 조금은 구성지지 못한 상고대를 담아본다.

 

 

저번 늦가을 산행시 이곳에서 이박사를 만났지...

 

 

 

 

 

 

대청사면에 핀 저마다의 상고대... 저번 덕유의 상고대나 설화에 비해 아쉽다... 설악에 눈이 많이 않은 탓이리라...

 

 

중청대피소 가는길에... 나름 멋지다.

 

중청대피소도 눈이 내릴 준비답게 하얗다.

아침을 먹고나니 취사장에서 화재가 난다. 어느 산객이 호스타입 가스버너를 잘못 연결하여 가스가 새는 바람에 불이 붙은 것이다.

용감한 산객이 미니 소화기로 진화하나 가스통이 제거되지 않은 상태라 불이 꺼졌다 다시 붙었다 반복하다 불이 커진다.

결국 공단직원이 내려와 소화기로 진화하여 위기를 막는다. 하마터면 대형화재로 이어질뻔 했다.

취사장엔 메케한 냄새가 진동을 하고 아직 아침을 하지 못한 산객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하지만 이만하기 천만 다행이다.

지난 12년 1월의 양폭대피소 화재처럼 대형화재로 번졌으면 어찌 되었겠는가? 설악 중청에 깊은 상처만 남게 되고...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산객들의 작은 부주의가 대형화재로 번질 수 있으니 항상 조심에 조심을 하는 것이 상책이다.

다시 한번 우리 모두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설악의 안녕을 위해...

 

 

화재 소란 이후 중청대피소의 평온이 유지됨을 확인하고 발길을 돌린다. 여전히 대피소는 하얗다.

이제는 설악에 들고나는 우리네 산객이 스스로 묻고 확인해야 한다. 안녕들 하십니까?

 

 

 

 

 

 

 

중청사면의 상고대들...

 

소청에서 희운각 내림길 초입의 나무가 시선을 끈다... 여지껏 무의미가게 지나쳤는데... 나름 멋지게 다가온다.

 

공룡은 닫혀있겠지만 신선대까지만이라도 갈까하고 바라보지만 구름속에 갇혀있다.

신선대 오름이 의미가 없을 것 같다.

 

희운각대피소 지붕너머 무너미고개...

 

무너미고개의 전망대... 신선대는 여전히 보이지 않고...

 

희운각에 도착하니 눈발이 더해진다.

 

희운각 너머 이박사에도...

 

무너미고개 전망대에서 사방을 둘러보고...

신선대 등릉

신선대 방향

가야동계곡 너머

 

천당릿지 7,8봉

 

천당릿지 8봉... 우측의 암봉이 천당문이리라...

 

천당릿지 567봉

 

천당릿지 루트를 확인하고...

 

천당릿지 23봉사이 골금...

 

천당릿지 12봉사이 골금 너머에 어슴프레 고깔봉이 보인다.

 

천당폭과 양폭은 그 물길을 멈추고...

 

음폭골...

 

양폭대피소... 새롭게 신축된 모습이 아담하다. 올 봄이면 개방될 것 같다.

 

취침실은 14인 규모라는데... 자그마하다. 12층 구조.

 

취사장... 소청대피소와 같은 유리문 구조다. 취사장 벽면너머가 취침실...

 

바깥 테크 모습

 

만경대 방향..

 

음폭골 방향엔 가스가 가득하다.

 

양폭대피소 너머 건폭골... 이젠 여기도....

 

오련폭포... 겨울엔 그 물길이 짐작되지 않는다. 평범한 골에 불과...

 

용소골 입구...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용소골입구 상단... 모두가 얼었다. 봄여름가을에는 검게 그을려 있더니 이제 얼음도 푸르다.

 

칠선골도 휑하고...

 

병풍교도 겨울이 돼서야 담아진다.

 

귀면암은 그자리 그대로 눈발을 맞이하고...

 

귀면암의 안내판이 바뀌었다. 한라산 처럼 현위치의 고도와 거리를 표기해주고... 한결 폼이 난다.

 

잦골

 

눈은 내리지만 천불동에 물소리가 난다. 따뜻하니 계곡이 많이 녹아있다.

 

설악골과 그 너머 천화대 암릉길. 방향함 확인하고...

 

겨울이 되니 내림길에서 비선교가 눈에 띄네...

 

비선대와 적벽. 눈오는날에...

 

저항골 입구... 솔아솔아 푸르른 솔아...

 

신흥사 대불상 앞의 소나무...

그렇게 많이 지나다녔건만... 그동안 눈에 띄지 않던 것에 눈길이 많이 간다.

 

눈사람인데 너무 의젓하다. 어른?

 

 

내리는 눈과함께 어우러진 소공원 가는길이 제법 예쁘다.

 

 

 

눈내리는 날 소공원은 한결 아름답다. 항상 설악에 들고 나면서 바삐 지나쳤던 소공원인데...

이렇게 한 겨울에 눈오는날 그 한곁에 서서 바라보노라니 더 없이 포근하고 운치가 있다.

눈을 맞으며 여기저기 둘러보는 재미가 즐겁다.

 

 

 

 

 

 

 

 

 

 

대청에서 싸래기 눈이더니

내려올수록 함박눈은 아니지만 그래도 마음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포근한 눈이 끊임없이 내린다.

그리 춥지 않은 날씨에 가랑비처럼 세세하게 내린다고나 할까....?

 

제법 시간이 많이 남아 척산온천에서 충분히 피로를 씻어낸다.

여지껏 설악산행 후 척산온천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것 같다.

하지만...

카메라 습기문제에 신경쓰느라

결국 내가 아끼는 구스다운자켓을 미처 챙기지 못해 잃어버린다...

 

역시 얻는게 있다면 잃는게 있는 것인가?

기대했던 만큼의 설중 산행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설악속에 있었다는 기쁨과 소공원의 멋을 얻고 가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