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부터
차례와 제사를 모셔온다
매년 고향에서 지내온 명절과 제사를
장남으로서 후손의 도리로 여기고
항상 함께 해왔다
어머님이 정성스레 준비하시는 차례상과 제수는
조상님을 모시는 정성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자식을 위해
그 도리를 다하고자 하는 깊은 사랑이리라...
객지가 삶의 터전인지라
어머님을 도와 준비하는데 한계가 있기에
자식으로서 항상 송구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었다
이젠 부모님도
하루하루 연로하심이 더해가고 힘에 부쳐 하시기에
차례와 제사를 수원으로 모셔오기로 한다
아내가 선뜻 모셔오기를 먼저 제안하고
직접 어머님께 말씀드리니
한편으로 참 고맙다
지난 음력 7월10일
조부모님과 증조부모님 기일에 맞추어
제사를 모셔오는걸 고하고
관례와 절차에 따라 준비하는데
아버님과 어머님께서 흔쾌히 응해주시면서
정성스레 준비사항을 말씀해주시고
조상님을 모셔가도록 바래주시면서도
어머님은 한편으로 많이 서운하신가 보다
당신께서 58년여를 모셔왔는데
어찌 애틋한 마음이 들지 아니하겠는가...
자식의 행복을 위해 정성스레 모셔왔던 것을
객지의 그 자식에게 물려주니
고향을 떠나 보내는 마음 만큼이나 안타까움 아니겠는가...
나 또한 객지에서 조상님을 모시는게
과연 이치에 맞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제는 부모님이 올라오셔야 하니 말이다...
예전에는
매스컴에서 명절때 역귀성에 대해 논할때마다
그래도 고향에 내려가서
부모님 뵙고 차례를 지내는게 참된 도리라고
나 자신부터 되뇌이곤 했는데...
이젠 내가 이전에 참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을
내가 다시 도리라 여기고 하게 되니
가슴 한편이 무겁게 다가온다
여러 어른께 여쭙고
살아 생전에 차례와 제사를 모셔오고자
부모님의 승낙을 얻고
막상 석작에 모쌀과 지방을 모시고 오니
그 책임감과 송구한 마음이 앞선다
50여년 넘게 모셔온
부모님의 정성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나름 최선을 다해 모셔야 겠다
이번 사촌과 함께하는 선영 벌초에
정성을 다해 본다
차례와 제사를 모셔오는 거라
그 어느때 보다도 여기저기 손이 많이 간다
깨끗하게 벌초하고
아들과 사촌과 함께 증조부모, 조부모님께 성묘하면서
올해 추석때부터 수원으로 오셔서
진지 드시라고 다시 한번 고한다
고향의 밭 가운데 모셔진 선영에
오며가며 돌봐오신 부모님의 정성이
잘 자란 뙤 잔디와 함께 자란다
고향에 자주 올때마다 선영을 마주 할때마다
자식에게 잘 가꾸어진 선영을 물려주고자
잡풀 하나 없이 직접 선영을 가꾸신
그 정성을 이번에도 온전히 받아 안는다
감사드린다
일상에 바쁘다지만
이젠 그 어느때보다 자주 고향에 가야겠다
아버님 어머님의 허전한 마음을 채워 드려야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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